4. 40대, 인공 수정 시도 - 준비물과 첫 처방

사실 내가 난임 진료와 치료 과정을 보내던 시기는 2021년이었으니 40세는 아니었다.
물론 우리나라 나이로 40세지 엄밀히 따지면 생일도 지나지 않아 만 38세였다. (제발, 만 나이만큼은 꼭 없어졌으면 하는 아주 깊은 소망이 있다. 아이들 월령 따질 때도 매번 헷갈린다. 어린이집을 보내려고 상담을 하는데 0세 반이라고도 부르고 4세라고도 한다. 뭐가 진짜인 건지 헷갈리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어쨌든 40이라는 숫자 전후로 우리가 흔히들 생각하는 "노산" 쪽에 속하니 쉽지 않은 과정임에는 틀림이 없다.

교수님의 삼신할매도 울고 갈 수준의 첨단 과학적 택일에도 불구하고 나와 남편은 자잠추의 꿈은 버려야 했다. 생리가 콸콸콸 터져버린 것이다. 나는 설명서와 차트를 가슴에 꼭 껴안은 채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간호사 선생님의 말대로 "생리 이틀째 되는 날 내원"했다.

사실 생리중에 초음파를 보는 것은 생각보다 찝찝하다. 이건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기구로 매번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기도 하지만 생리도중이라 온몸의 말초신경 구석구석이 곤두서있는 시기, 후각도 촉각도 예민한터라 '옷에 묻으면 어쩌지?' '너무 쏟아지는 건 아니겠지?' '뻐근하고 아픈데.' 신경이 쓰이는 게 이만저만 아니다. 그래도, 아기씨를 만나기로 마음먹었으니 이것쯤이야 뭐 대수인가. 어차피 지난한 과정일 수도 있음을 각오하고 시작한 것인데 이까짓 불편함 따위는 짜친일이다.

그럼 인공 수정으로 넘어가 볼까요?

교수님의 말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한 말씀 더 거드셨다.

병원을 자주 와야 해요. 자궁벽이 정상인지 봐야 하고 과배란을 일으킬 건데 시기를 판단하려면 어쩌면 이틀에 한번 정도는 와야 할 수도 있고 토요일이 될 수도 있어요. 괜찮겠어요?

이틀에 한번? 토요일 내원? 그까짓 거,,, 짜친거다.

네, 그럼요.

이제부터는 정말 의느님의 힘을 빌어 거사를 치러야 하기에 모든 단계가 치밀해진다.
일단 준비부터 다르다.
인공수정을 위해서는 남편과 사실혼 관계인지 확인되어야 하고 남편 역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남편 검사는 6개월 이내여야만 유효하다.
무엇보다 국가 지원이 가능한지 따져봐야 하는데 ,,, 뭐 우리같이 맞벌이하는 사람들은 사실 지원이 거의 힘들다고 봐야 한다. 이 건 나중에 푸념을 좀 늘어놔야 할 것 같다. ㅜㅜ 가까운 보건소에서 본인이 난임지원(인공수정, 시험관) 대상자가 되는지 꼭 확인하고 대상자가 맞다면 통지서를 받아 제출하면 된다.

IUI가 뭐지?
처방전이나 안내문을 보면 IUI라는 용어가 간혹 보이는데 이건 INTRAUTERINE INSEMINATION의 약자로 인공수정을 의미한다.
인공 수정은 여성의 배란일에 맞춰 남성의 정액을 직접 여성의 자궁에 주입해 자연 수정이 일어나도록 하는 방법으로 보조생식술의 한 방법이며 보통 체외수정인 시험관 시술 (배양하여 시술하는 방법) 이전에 인공수정을 먼저 진행한다. 시술은 5분 정도로 간단하게 끝이 나며 체외수정보다 비용 부담이 적다.

 

인공수정 시작을 위한 준비물

준비물
* 혼인관계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X, 등본 X, 초본 X)
* 부부 신분증
* 시술 동의서와 자필 사인
* 보건소지원통지서 (지원 대상자에 한하여 준비)
* 남편 검사 (6개월 이내의 피검사, 소변검사, 정액검사 결과) 및 남편 병원 등록

본인 관할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나는 용인 시민이라 아래 링크를 확인했다.

난임부부 < 모자보건 < 보건사업 < 보건소 < HOME : 용인시 보건소

 

 

인공수정 첫 단계 처방

내복약 : Clomiphen 클로미펜

• 클로미펜은 배란을 유도하는 약물로 5일 동안 2알씩 공복에 섭취해야 한다. 단, 시야가 흐려지는 부작용이 있다면 반드시 복용을 중단하고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내 경우에는 부작용은 없었는데 지인의 경우는 부작용으로 약을 중단하고 주사제로 대체했다.

주사제 : Follitrope 폴리트롭

• 폴리트롤도 배란을 유도하는 약물로 4일 동안 75UI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아랫배에 자가 주사해야 하며 반드시 냉장 보관한다. 주사 시 알코올 솜으로 주사를 놓을 부위를 소독 후 주사한다.

클로미펜 관련 약국 안내문

주사 안에 약물이 들어있는 일체형으로 주사 1개를 모두 주입하면 된다.

첫 처방

5일 치 약값은 약 22,000원 정도 발생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공포의 자가 주사가 시작되었다. 두둥!!!!!!

 

 

5. 안아프게 배주사 (자가주사) 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