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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술을 실시한 두 번째 진료에서는 현재 내 상태로는 아직 배란일 예측이 어렵다 했고 그렇게 몇일을 더 방문을 했을 때 주치의 선생님이 택일을 해주셨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배란 테스트기도 있는데 과거에 사용해봤던 나는 매일 테스트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고 자연임신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경험이 있다.

정확한 배란일을 알기 위해서는 배란 예정시기 이전부터 초음파를 보며 확인해야 한다. 비교적 생리주기가 30일로 균일했던 나는 생리 이틀째 첫 진료, 생리 시작일로부터 16일 후쯤을 배란 예정일로 보고 그보다 5~6일 앞선 날부터 병원을 재방문하며 배란 초음파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아무 날짜나 예를 들어 표기한 배란 계산

 

 

이날, 다음날 거르고, 이날. 총 2번 부부관계 하시면 돼요.
그리고 다음 생리가 시작되면 이틀째 다시 병원으로 오시면 됩니다.

 

생리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임신이 불발,,, 아니 중고거래도 아니고 불발이 뭐람. 아무튼, 되지 않았다는 뜻이 되니 다시 병원을 찾아 다음 단계인 인공수정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는 것이고 생리 예정일에 생리가 시작되지 않으면 화장실 선반 안쪽에 고이 모셔둔 임신테스트기를 비장한 각오로 꺼내 들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지 못했던 고민이 생겼다.

말이 쉽지 같이 산지가 벌써 13년인 커플이 잠자리를 위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잡는 것은 보통의 마음가짐으로 되지 않는 일일터였다. 더군다나 웅쓰는 그 시기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 나는 밥 먹는 시간을 빼고는 웅쓰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다. 잠도 늘 내가 먼저 들었다.

이날, 이날. 이렇게 2번이래. 까먹지 마 알았지? 나 두 번 말 안 한다.
알았어

그리고 그는 대차게 까먹어 버렸다.

 

 

 

저녁을 먹고 난 뒤 볼일을 어느 정도 보고 들어왔어야 했는데 도통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빚 독촉보다 무서운 부부관계 독촉을 해야 하나 잠시 망설였지만 '에이. 설마. 들어오겠지. 자연스러운 게 중요하니까.' 하며 나는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나는 혼자 침대에서 꾸벅 졸고 있었다.

자정쯤 되었을까. 웅쓰가 들어왔다. 앉아서 졸고 있던 나는 그가 들어오는 소리에 깼고 불만도 아닌 것이 삐진 것도 아닌 것이 화도 아닌 복잡 미묘한 감정으로 저 인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를 고민하며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 나지막이 한마디를 던졌다.

오늘인데.

화들짝 놀란 웅쓰! 갑자기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더니 급하게 샤워를 하고 나왔고 우리는 자연스러움은커녕 번갯불 콩 궈먹듯 삽시간만에 거사 아닌 거사를 치러버렸다.

이틀 뒤, 그날도 뭐 별다르지 않았다.

 

서운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스트레스 받으면서 아이갖는 것은 나나 웅쓰나 원치 않으니까 뭐 그럴 수 있다 치고 넘어가기로 했다. 어차피 될라치면 13년동안 이미 되었어야 했다.

 

자연임신 잘 되는 비법? - 강남차병원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자연임신 잘 되는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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