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리가 시작된 뒤 이틀째 되는 날 나는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그때가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병원 간호사 분이 일러주었기 때문이다. 왜냐고 물어 답변을 들었는데 이거 원 수학이라는 것을 어지간히 못했어야지. 숫자랑은 두께 1미터짜리 철근 콘크리트 담을 쌓고 사는 예체능이어서 날짜 계산이 도통 안 되는 나는 '아 그렇군요!' 하며 알아듣는 척 넘겼다. 뭐,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일단, 피부터 뽑으란다. 하나, 둘, 셋, 네 통.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들 종아리만큼이나 튼실했던 왼 팔뚝에 힘이 쭉 빠지고 나니 그때부터 상담 전문 간호사 선생님의 폭풍 설명이 기다린다. 그녀는 말없이 걸어오는 나를 기다리며 미소로 내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자, 이제 시작이에요. 정신줄 붙들고..
임신 출산 육아/불혹에 난임 극복기
2022. 9. 12. 22:33